[미리 보는 3줄 요약]
- 가습기 위치는 바닥보다 최소 50cm 이상 높은 곳, 공기 순환이 잘 되는 곳이 명당입니다.
- 분무되는 수증기가 얼굴에 직접 닿으면 기화열로 인해 코 점막을 자극하므로 침대 머리맡은 피해야 합니다.
- 써큘레이터나 선풍기를 함께 사용하면 무거운 습기를 방 전체로 골고루 퍼뜨려 가습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습도계는 60%를 가리키는데, 왜 자고 일어나면 여전히 목이 아플까요?"
가습기 고장이 아닙니다. 습도계 고장도 아닙니다.
범인은 바로 '가습기의 위치'입니다.
많은 분들이 가습기를 마치 공기청정기나 선풍기처럼 생각하고, 남는 공간 아무 데나 둡니다. 전원 코드가 가까운 벽 구석, 혹은 침대 바로 옆 바닥에 두기도 하죠.
하지만 안타깝게도, 잘못된 위치에 둔 가습기는 방 전체가 아니라 '바닥'만 열심히 적시고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습기는 무겁다 vs 가볍다?
가습기의 위치를 정하려면 먼저 '공기의 성질'을 이해해야 합니다.
차가운 습기(초음파식/기화식)는 무겁습니다. 분무구에서 뿜어져 나온 차가운 안개는 공기보다 무거워서 바닥으로 가라앉습니다. 가습기를 바닥에 두면, 방바닥은 축축해지는데 우리가 숨 쉬는 '코 높이'의 공기는 여전히 건조한 이유가 바로 이겁니다.
따뜻한 습기(가열식/복합식)는 가볍습니다. 따뜻한 김은 위로 솟구칩니다. 가습기를 너무 높은 선반 위에 두거나 구석에 박아두면, 습기는 천장으로만 올라갔다가 구석에 갇혀버립니다.
결국 가습기가 뿜어낸 수분이 내 코까지 도달하게 하려면, 공기의 흐름을 태워야 합니다.
가습기 명당의 3가지 조건
우리 집 가습기의 효율을 2배로 높이는 '골든 스팟'을 찾아보세요.
1. 바닥에서 탈출하세요 (높이 50cm~1m)
가장 중요한 원칙입니다. 가습기는 무조건 바닥에서 띄워야 합니다. 협탁, 스툴, 책상 위 등 최소 50cm 이상의 높이에 올려두세요.
그래야 뿜어져 나온 습기가 바닥으로 바로 곤두박질치지 않고, 공기 중에 머물며 방 전체로 퍼져나갈 시간을 벌 수 있습니다.
2. '구석'이 아니라 '통로'에 두세요
가습기를 방구석 벽에 딱 붙여서 쓰는 분들이 많습니다. (심지어 커튼 바로 밑에 두기도 하죠. 곰팡이의 지름길입니다.)
습도는 공기를 타고 흐릅니다. 꽉 막힌 구석보다는 방문 근처나 공기가 순환되는 트인 곳이 좋습니다. 벽에서는 최소 30cm 이상 띄워주세요.
3. 가전제품과 '거리두기'를 하세요
TV, 컴퓨터, 공기청정기 바로 옆은 피하세요. 미세한 물 입자가 가전제품 내부로 들어가면 고장의 원인이 됩니다.
특히 가습기와 공기청정기를 딱 붙여놓으면, 공기청정기는 물 입자를 미세먼지로 오인해서 하루 종일 굉음을 내며 돌아갈 겁니다. 서로 반대편에 두는 것이 베스트입니다.
침대 머리맡? 득보다 실이 클 수 있습니다
"코가 건조하니까 최대한 얼굴 가까이 둬야지"라며 머리맡 협탁에 가습기를 두고 주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심지어 분무구가 얼굴을 향하게 돌려놓기도 하죠.
하지만 이는 코를 촉촉하게 하는 게 아니라, 코를 때리는 행위입니다.
가습기에서 나오는 분무를 직접 들이마시면, 가습 분무의 기화열 때문에 코 점막의 온도가 급격히 떨어지고 자극을 받게 됩니다.
역설적이게도, 코를 편하게 하려다가 오히려 재채기를 유발하고 점막을 붓게 만드는 꼴이 됩니다.
가장 좋은 위치는 '발치' 혹은 '침대에서 1~2m 떨어진 곳'입니다. 가습된 공기가 자연스럽게 퍼져서 호흡기로 들어오게 하는 것이 가장 편안하고 안전합니다.

📌 코 점막이 건조해지는 이유, 앞서 설명해 드렸죠?
=> [Chapter 1-1. 우리 몸의 천연 가습기 '코'의 역할]
# 꿀팁: 써큘레이터와 함께라면 금상첨화
가습기를 가장 완벽하게 쓰는 방법은 '바람'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가습기를 틀 때 선풍기나 써큘레이터를 약하게 같이 틀어보세요. 마치 커피에 우유를 붓고 숟가락으로 저어주는 것과 같습니다. 무거운 습기를 바람이 날라주어 방 구석구석, 천장부터 바닥까지 균일한 습도를 만들어줍니다.
자, 이제 가습기를 잘 설치하고 잘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관문이 남았습니다.
"수돗물 써도 되나요? 정수기 물 써야 하나요?"
맘카페의 영원한 논쟁거리인 '물 종류'에 대한 과학적인 팩트 체크를 다음 편에서 해드리겠습니다.
[다음편: Chapter 4-2. 수돗물 vs 정수기, 백분 현상의 원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