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열 시, 아기 방 습도계가 38%예요. 가습기는 아직 없고, 오늘 당장 살 수도 없어요. 검색해 보니 젖은 수건을 걸라는 말, 빨래를 널라는 말, 숯이나 화분을 두라는 말이 줄줄이 나와요. 의자 등받이에 젖은 수건 두 장을 걸어 두고 아기 옆에 누웠는데, 자꾸 습도계 쪽으로 눈이 가요. 이걸로 정말 오르기는 할까요.
브링더홈 매니저가 자주 듣는 질문이에요. "가습기 없이 수건이나 빨래로 버텨도 될까요?" 이 글은 방법마다 실제로 얼마나 오르는지, 아기 방에서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 그리고 왜 이 방법들로는 밤새 머리맡 60%대를 지키기 어려운지 차례로 말씀드려요.
결론부터 말하면, 조금은 올라요. 밤새 지키기가 어려울 뿐이에요
가습기가 있든 없든 습도를 올리는 건 결국 공기로 날아간 물이에요. 수건이든 화분이든 숯이든, 공기로 날아간 물의 양만큼만 습도가 올라요. 이걸 기준으로 보면 방법마다 차이가 분명해요.
- 꽤 오르는 편: 젖은 빨래. 한 번 분량이 마르면서 물이 2L 안팎 나와요.
- 조금 오르는 편: 젖은 수건, 물을 담은 그릇, 물에 적신 숯.
- 거의 오르지 않는 편: 화분 한두 개, 물에 적시지 않은 숯.
질병관리청도 겨울철 실내 습도를 지키는 요령으로 젖은 빨래(수건) 널기, 물 떠놓기, 물 젖은 숯 담아 놓기, 화분이나 수경식물 기르기를 안내해요(질병관리청, 겨울철 한파대비 건강수칙). 틀린 방법은 아니에요.
다만 공통된 한계가 있어요. 물기가 저녁에 몰려 나오고, 새벽엔 말라서 숫자가 다시 내려가고, 너무 오를 때 멈출 수가 없어요. 그래서 오늘 밤 하루를 버티는 방법으로는 쓸 수 있지만, 아기 머리맡 60%대(70%를 넘지 않게)를 매일 밤 지키는 방법으로는 모자라요.
방 습도를 올리려면 물이 얼마나 필요한가요?
생각보다 적어요. 약 10㎡(3평 남짓), 천장 높이 2.3m인 아기 방을 예로 계산해 볼게요. 방 온도 23℃에서 습도를 40%에서 60%로 올리려면, 공기 속으로 물 약 100g이 날아가야 해요. 종이컵 반 컵을 조금 넘는 양이에요.
그런데 이 물기는 방에 그대로 머물지 않아요. 문틈과 창틈, 환기로 빠져나가고, 이불과 벽지, 가구가 조금씩 빨아들여요. 실내 식물이 내놓는 물기를 잰 연구에서도 식물이 내놓은 물기 대부분이 방 공기가 바뀌면서, 그리고 방 안 물건이 빨아들이면서 사라졌다고 해요(Berger 외, 2025, Acta Horticulturae).
그래서 어려운 건 한 번 올리는 것보다 밤새 계속 보태는 일이에요. 한국소비자원이 가습기 13개 제품을 시험해 보니 시간당 가습량이 182ml에서 606ml였어요(한국소비자원, 가습기 13개 제품 비교정보, 2025. 10.). 가습기는 한 시간마다 종이컵 한 컵에서 세 컵 남짓을 보태도록 만든 기계라는 뜻이에요. 아래 방법들을 볼 때 이 숫자를 옆에 두고 보면 감이 와요.
같은 물기라도 방이 따뜻할수록 습도 숫자는 낮게 나와요. 이 원리는 보일러 틀면 습도가 떨어져요, 어떻게 같이 맞추나요?에 정리해 두었어요.
젖은 수건을 걸면 몇 % 오르나요?
정해진 숫자는 없어요. 수건이 공기로 내놓을 수 있는 물은 수건이 머금은 물이 전부라서, 수건 크기와 짜는 정도, 방 온도에 따라 달라요.
우리 집 수건이 얼마나 하는지는 직접 잴 수 있어요.
- 마른 수건을 주방 저울에 올려 무게를 적어요.
- 적셔서 짠 뒤 다시 재요. 두 무게의 차이가 이 수건이 보탤 수 있는 물의 최대치예요.
- 아침에 한 번 더 재요. 밤사이 줄어든 무게만큼이 공기로 간 물이에요.
젖은 천은 처음 몇 시간에 가장 빨리 마르고, 마를수록 내놓는 물이 줄어요. 따뜻하고 건조한 방일수록 더 빨리 말라요. 그래서 재울 무렵에는 숫자가 오르다가, 새벽에는 수건이 거의 말라 다시 내려가는 밤이 되기 쉬워요. 가습기, 어떤 방식이 안전한가요?의 자주 묻는 질문에서 "습도가 조금 오르긴 하지만 새벽에 마르면 다시 내려간다"고 짧게 답한 이유가 이거예요.
수건을 몇 장 더 걸면 마르는 시간이 길어지긴 해요. 대신 방 곳곳에 젖은 천이 걸리고, 아침에 걷어 빨고 말리는 일도 늘어요.
빨래를 방에 널면 얼마나 오르나요?
빨래는 생각보다 물이 많아요. 영국 글래스고 예술학교 연구팀은 빨래 한 번 분량이 마르는 동안 공기로 약 2L의 물기가 나온다고 설명해요. 환기가 잘 안 되는 방에서 방열기 근처에 널면, 그 방 공기 속 물기의 3분의 1까지 차지할 수 있다고 해요(글래스고 예술학교, 실내 빨래 건조 연구, 2012).
2L는 위에서 계산한 100g의 스무 배예요. 문 닫은 작은 방에 빨래를 널면 숫자가 눈에 띄게 오르는 게 자연스러워요. 문제는 양이 아니라 때와 조절이에요.
- 물기가 앞쪽에 몰려요: 널자마자 가장 많이 나오고, 다 마르면 끝이에요. 저녁에는 70%를 넘었다가 새벽에는 다시 건조해질 수 있어요.
- 넘쳐도 줄일 수 없어요: 너무 습해지면 빨래를 걷어 다른 방으로 옮기는 수밖에 없어요.
- 결로가 생기기 쉬워요: 국토교통부는 공동주택에서 결로가 생기는 환경으로 가습기, 빨래 건조, 실내 화분으로 높아진 실내 습도를 꼽아요(국토교통부, 결로 저감 위한 공동주택 생활환경 홍보물). 같은 글래스고 연구팀도 실내에서 말리는 빨래의 물기가 곰팡이 포자와 집먼지진드기가 늘기 좋은 조건을 만든다고 경고해요.
창에 맺히는 물이 어디까지 괜찮은지는 가습기 틀면 창문에 물이 맺혀요, 괜찮나요?에서 다뤘어요.
물을 떠놓거나 젖은 숯을 두면요?
물그릇
물은 공기와 닿는 면, 그러니까 수면이 넓을수록 빨리 날아가요. 컵이나 작은 그릇은 수면이 좁아서 하룻밤에 공기로 가는 물이 많지 않아요. 넓은 쟁반에 얕게 담으면 조금 더 빨리 날아가요.
얼마나 했는지는 물 높이로 알 수 있어요. 잠들기 전에 물 높이를 표시해 두고, 아침에 줄어든 만큼이 공기로 간 물이에요. 눈에 띄게 줄지 않았다면 습도에 보탠 물도 그만큼 적어요. 어항이나 수경식물도 같은 원리예요.
숯
숯이 물기를 만들어 내지는 않아요. 질병관리청 안내도 그냥 숯이 아니라 "물 젖은 숯"을 담아 두라고 해요. 숯에 스며든 물이 날아가는 거라서, 물그릇과 원리가 같아요. 숯은 구멍이 많아 공기 속 물기를 머금었다가 내놓을 수는 있지만, 새 물을 보태지는 않아요. 마른 숯만 두면 습도를 올릴 물이 없어요.
아기 방이라면
물그릇과 숯은 아기가 기어 다니기 시작하면 따로 챙겨야 해요. 미국소아과학회(AAP)는 어린아이는 2.5~5cm 정도의 물에서도 빠질 수 있고, 그 일은 빠르고 조용하게 일어난다고 경고해요. 물을 담은 뚜껑 없는 그릇을 지켜보지 않은 채 두지 말라고도 해요(미국소아과학회, 호기심 많은 걸음마기 아이의 익수 예방).
- 바닥에 물 대야나 양동이를 두지 않아요. 물그릇은 아기 손이 닿지 않는 높이에 둬요.
- 숯 조각도 입에 넣을 수 있으니 같은 높이에 둬요.
- 김을 내려고 뜨거운 물을 떠 두지 않아요. 김은 금방 식고, 쏟으면 화상이에요.
화분을 두면 습도가 오르나요?
오르긴 하지만 아주 조금이에요. 식물은 뿌리로 빨아들인 물을 잎으로 내보내요.
증산: 식물이 뿌리로 빨아들인 물을 잎의 작은 구멍으로 내보내는 일이에요. 식물이 내놓는 물은 결국 화분에 준 물이에요.
농촌진흥청은 식물이 공간이 건조한지 습한지에 따라 내보내는 물을 조절해 상대습도를 알맞게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해요(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공기정화식물 놓기). 문제는 양이에요.
영국 연구팀이 사무실에 화분을 두고 잰 연구에서, 식물 한 그루가 내놓은 물기는 계절에 따라 하루 35~65g이었어요. 사무실 공기 속 물기는 작지만 분명하게 늘었지만, 대부분은 공기가 바뀌고 방 안 물건이 빨아들이면서 사라졌어요. 같은 연구에서 식물은 습도 30%처럼 건조할 때 더 많은 물을 내보냈고, 시험한 식물 중에는 에피프레넘(흔히 스킨답서스라고 부르는 덩굴 식물)이 가장 많이, 산세베리아가 가장 적게 내보냈어요(Berger 외, 2025).
하루 65g을 위의 가습기 숫자와 나란히 놓아 볼게요. 시험한 가습기 중 가장 약한 제품이 한 시간에 내보내는 182ml의 3분의 1 남짓이에요. 화분 하나가 하루 종일 일해도 약한 가습기 한 시간 몫에 못 미쳐요. 화분 한두 개로 아기 방 숫자가 눈에 띄게 오르길 기대하긴 어려워요. 그렇다고 화분을 여러 개 두고 물을 많이 주면 흙이 오래 젖어 있고, 국토교통부가 꼽은 결로 원인 하나가 늘어나요.
아기 방에 화분을 둔다면 손이 닿지 않는 높이에 둬요. 디펜바키아처럼 잎을 씹으면 입과 목이 타는 듯 아프고 입과 혀가 붓는 실내 식물도 있고, 드물게는 숨길을 막을 만큼 부을 수 있어요(MedlinePlus, 디펜바키아 중독). 덩굴이 손 닿는 높이까지 늘어지지 않게 하고, 흙을 파서 입에 넣지 않게 해요. 아기가 식물을 씹은 뒤 입술이나 혀가 붓거나 숨쉬기 힘들어 보이면 바로 119에 연락해요.
아기 방에서 할 때 무엇을 더 조심하나요?
방법마다 챙길 점은 위에 적었어요. 아기 방이라면 공통으로 네 가지를 더 봐요.
- 잠자리에서 떨어뜨려요: 젖은 수건을 아기 침대 난간이나 머리맡에 걸지 않아요. 떨어지면 얼굴을 덮을 수 있고, 이불과 얼굴이 젖어요. 질병관리청은 아기 침대 위에 베개나 폭신한 인형, 장난감을 두지 말라고 안내해요(질병관리청, 영아돌연사증후군). 젖은 천도 아기 잠자리 밖에 둬요.
- 넘어지지 않게 둬요: 잡고 일어서기 시작한 아기는 빨래 건조대를 잡아당길 수 있어요. 건조대는 벽 쪽 안쪽 자리에 두고, 물그릇은 쏟아져 바닥이 미끄러워지지 않는 자리에 둬요. 새벽에 아기에게 가다가 젖은 바닥에 미끄러지는 건 부모 쪽이에요.
- 젖은 채로 두지 않아요: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결로가 습도가 높다는 신호일 수 있고, 젖은 곳과 젖은 물건은 24~48시간 안에 말려야 곰팡이를 막을 수 있다고 안내해요(EPA, 곰팡이와 습기 안내). 하룻밤 쓴 수건은 아침에 빨아 완전히 말리고, 창틀과 벽 모서리의 물기는 바로 닦아요.
- 머리맡에서 재요: 젖은 빨래 옆이나 창가에 둔 습도계는 머리맡보다 높게 나오기 쉬워요. 습도계는 아기 얼굴 높이, 머리맡 가까이에 둬요.
왜 머리맡 60%대를 밤새 지키기는 어려운가요?
여기까지 보면 빨래처럼 양이 많은 방법도 있어요. 그래도 아기 머리맡을 밤새 60%대에 두기 어려운 이유는 다섯 가지예요.
- 물기가 저녁에 몰려요. 빨래와 수건은 젖어 있을 때 가장 많이 내놓고, 마를수록 줄어요. 새벽이면 거의 말라 있어요. 그 뒤로 보일러가 돌아 방이 데워질 때마다 숫자는 보탤 물 없이 내려가요.
- 멈출 수가 없어요. 너무 습해져 70%를 넘어도 물기는 계속 나와요. 줄이려면 들어가서 걷어야 해요.
- 보탤 수도 없어요. 새벽에 숫자가 내려가면 다시 적시러 일어나야 해요.
- 나오는 자리 가까이만 촉촉해요. 물기는 나오는 곳 가까이가 가장 진하고, 멀어질수록 옅어져요. 브링더홈이 가습기로 잰 숫자로도 가습기에서 0.5m는 71%, 1m는 56%, 1.5m는 48%, 2m는 36%였어요(브링더홈 측정, IR 자료 2025.6, 한 아이 방에서 잰 값). 그렇다고 젖은 천을 머리맡에 둘 수는 없어요.
- 숫자를 모르고 지나가요. 머리맡 습도계가 없으면 오른 줄도, 내려간 줄도 모르고 아침을 맞아요.
그래서 이 방법들은 가습기를 들이기 전에 하루 이틀 버티는 데에는 도움이 돼요. 하지만 매일 밤 같은 숫자를 지키는 도구로 쓰기에는 부모의 손이 너무 많이 가요. 왜 재는 자리가 머리맡이어야 하는지는 아기 방 습도, 몇 %가 맞을까요?에 자세히 적었어요.
물을 보태는 것 말고, 덜 잃게 하는 방법은 없나요?
있어요. 가습기 없이 할 수 있는 일 중에서는 오히려 이쪽이 확실한 편이에요.
- 방을 덥게 하지 않아요. 습도 60% 언저리에서는 방을 1℃ 데울 때마다 습도 숫자가 대략 3~4%p씩 내려가요. 머리맡 온도가 22~23℃를 넘는다면 수건을 더 걸기 전에 난방부터 한 단계 낮춰요. 아기에게도 덥지 않은 쪽이 나아요.
- 틈을 막아요. 창이 잠금장치까지 닫혔는지, 방문이 활짝 열려 있지 않은지, 밤새 도는 환풍기는 없는지 봐요. 문틈으로 들어온 차가운 바깥 공기는 데워지면서 습도 숫자를 크게 떨어뜨려요. 자세한 확인 순서는 가습기를 틀어도 습도가 안 올라가요, 왜 그런가요?에 있어요.
- 환기는 낮에 짧게 해요. 질병관리청은 추운 날에도 하루 2~3시간 간격으로 3번, 10~30분 정도 창을 열어 환기하라고 안내해요(질병관리청, 겨울철 한파대비 건강수칙). 아기가 다른 방에 있을 때 하고, 재우기 직전에는 피해요.
오늘 밤 우리 집에서 해 볼 것
- 습도계를 아기 머리맡, 얼굴 높이로 옮기고 지금 숫자를 적어 둬요.
- 머리맡 온도가 22~23℃를 넘으면 난방부터 한 단계 낮추고, 창 잠금과 방문 틈을 확인해요.
- 젖은 빨래나 수건은 아기 잠자리에서 떨어진 쪽에 걸어요. 침대 난간이나 머리맡에는 걸지 않아요.
- 물그릇, 숯, 화분은 아기 손이 닿지 않는 높이에 두고, 바닥에는 물 대야를 두지 않아요.
- 잠들기 전과 새벽에 머리맡 숫자를 보고, 아침에는 창틀과 벽 모서리의 물기를 닦아요.
새벽에 수건을 다시 적시러 일어나다 보면 알게 돼요. 필요한 건 물을 얼마나 보태느냐보다 언제 보태고 언제 멈추느냐라는 걸요. 브링더홈도 거기서 시작했어요. 아이 가까이에 둔 별도 온습도 센서가 머리맡 습도를 재고, 설정한 범위에 맞춰 가습기가 알아서 켜지고 멈춰요. 새벽에 숫자가 내려가면 다시 보태고, 위 끝에 닿으면 멈추는 일을 부모 대신 맡기고 싶었어요. 아직 가습기를 들이기 전이라면, 오늘 밤 머리맡 습도계부터 놓아 보세요.


